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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도 PSLV 발사체, 상업 발사 시장에서 활약

  • 이름 정서영
  • 작성일 2016-04-15
  • 조회 6151

  인도의 저궤도 우주발사체 PSLV(Polar Space Launch Vehicle)가 지난 3년 간 (2013~2015년) 28기의 해외 위성을 발사해 총 8억 6백만 유로(1억 1백만 달러)의 상업 매출을 달성했다고 인도 총리실이 밝혔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개발한 PSLV는 1994년 첫 발사 성공 이래 2015년까지 총 77기의 위성을 발사 했다. 그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45기의 위성이 외국 국적의 위성이었다. 그간 인도가 발사 해준 해외 위성은 주로 대학에서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개발한 수 kg ~ 수십 kg 중량의 큐브위성 또는 초소형위성으로, 주 탑재체인 자국 위성을 싣고 남는 공간에 덤으로 실려 발사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해외 고객들이 PSLV를 이용 해 상용 위성 등 수백 kg 중량의 실용급 소형위성을 발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해외 고객만을 위한 PSLV 발사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2014년 6월 프랑스(Airbus)의 Spot-7 위성(714kg)과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의 초소형위성 4기를 시작으로, 2015년 7월에는 SSTL의 DMC-3 위성(447kg) 3기를 포함한 영국 위성 5기, 2015년 12월에는 TeLEOS-1(550kg)을 포함한 싱가포르 위성 6기가 PSLV의 발사 전체를 구매했다. 
  저궤도 우주 발사 시장에서 PSLV가 각광을 받게 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소형 위성 발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발사체의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존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Dnepr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며, SpaceX의 Falcon-1도 서비스를 중단 한 상태이다. 일본의 Epsilon과 유럽의 Vega가 시장에 진입하려는 단계에 있지만 신뢰성 및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아직까지 PSLV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민간 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소형위성 전용 발사체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서비스 제공 단계에 도달하기 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인도는 최근 미국 국적의 위성을 최초로 발사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2015년 9월 미국 Spire Global사의 큐브위성 (Lemur-2, 4kg) 4기가 PSLV로 발사되면서 미국은 인도의 발사체를 이용한 20번째 국가가 되었다. Spire Global사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초소형위성 군집 기반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벤처기업 중의 하나이다. 이어서 올해 5월에는 Google이 인수해 화제가 된 Terra Bella(구 Skybox Imaging)의 위성(Skysat-C1, 120kg)도 PSLV를 이용해 발사 될 계획이다.
  단독 발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국 위성의 인도 발사체 이용에 주목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간 미국이 자국 위성 또는 미국 부품이 들어간 상업 위성에 대해 인도 발사체의 이용을 금지 해 왔기 때문이다. 2005년 미국은 인도와 우주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그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등에 가해오던 수출 통제 제재 조치를 상당부분 풀어준 바 있다. 인도의 우주 발사 기술이 미사일 기술로 전용되는 것을 우려해 가해왔던 조치이다. 2009년에는 양국간 ‘기술보호협정’(Technology Safeguard Agreement: TSA)이 체결되면서 비상업 목적의 위성에 대해서는 인도 발사체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렸다. 그러나 미국 측이 제시한 ‘상업 우주 발사 협약’(Commercial Space Launch Agreement: CSLA) 체결 요구를 인도가 거부하면서 상업 위성만큼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상업 우주 발사 협약’이란 해외 발사체의 가격 덤핑으로 인한 자국 발사체의 시장 경쟁력이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이 도입한 장치로, 미국은 이를 통해 상대 국가에게 상업 발사 시장에서의 발사 가격을 ‘시장가’로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90년대 초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이 상업 우주발사 시장에 진입할 당시에도 국제 발사 서비스 시장의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이들 국가들의 국제 시장에서의 우주 발사 횟수 및 가격 등을 통제하는 협약을 체결 했던 바 있다. 미국과 인도는 해당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나 이번 위성들의 경우 특별히 예외 조치가 적용되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대표부(US Trade Representative)는 위성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작년 말부터 상업 위성에 대한 인도 발사체 이용 금지 조치를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위성 발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위성 고객들이 널리 이용하고 있는 인도 발사체의 이용을 금지하는 것이 자국 위성 산업의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역대표부의 담당자는 인도가 상업 발사 시장에서 부당하게 낮은 발사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미 교통부 소속 연방항공국(FAA)은 상업우주발사자문위원회(COMSTAC)의 견해를 받아들여 상업 위성의 인도 발사체 이용 금지 철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상업적 이익 추구를 위한 민간 기업이 정부가 개발·지원하는 발사체와 경쟁하게 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가운데 인도는 지난 2월 PSLV 발사체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밝혔다. 우주기술의 상업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국영기업 Antrix가 이끄는 민간 컨소시움에게 2020년까지 PSLV의 제작 및 운영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인도는 이를 통해 PSLV 발사 횟수를 현행의 2배 이상인 연간 12기에서 18기로 확대하고 발사체 운영을 효율화 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12월 인도는 신규 개발한 정지궤도 발사체 GSLV-MkIII의 발사도 앞두고 있다. GSLV-MkIII는 기존 GSLV-MkII의 발사 역량의 약 2배에 해당하는 4톤 중량의 탑재체를 지구 정지궤도로 향하는 천이궤도(GTO)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인도는 정지궤도 발사체 GSLV를 처음 개발할 당시 러시아의 극저온(Cryogenic) 상단 엔진을 도입해 관련 기술을 이전 받을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압력으로 기술 이전이 무산된 후 해당 엔진의 국산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극저온 엔진(CE-7.5)의 개발에 성공해 GSLV-MkII 발사체에 적용시켰으며, GSLV-MkIII 개발을 위해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된 가스발생기 사이클(gas generator cycle) 방식의 극저온 엔진(CE-20)을 신규 개발 했다.
  2001년 처음 발사된 인도의 정지궤도 발사체인 GSLV는 저궤도 발사체인 PSLV에 비해 아직까지 발사 실적이 저조하고 신뢰도도 매우 낮다. MkI의 경우 현재까지 6번의 발사 중 2번, MkII의 경우 3번의 발사 중 2번의 발사에 성공했다.
  인도가 야심차게 개발한 GSLV-MkIII가 향후 상업 발사 서비스 시장에서 PSLV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 이 글은 아래 링크의 기사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http://spacenews.com/indias-government-says-pslv-launches-generated-101-million-in-commercial-launch-fees-2013-2015/
http://spacenews.com/u-s-considers-making-it-easier-to-launch-from-india/
http://spacenews.com/u-s-space-transport-companies-lobby-to-maintain-ban-on-use-of-indian-rockets/
http://spacenews.com/india-to-hand-over-pslv-operations-to-private-sector/
http://spacenews.com/indias-heavy-lift-rocket-on-track-for-december-debut-following-engine-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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