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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캐나다 우주청(Ⅱ)

  • 이름 임창호
  • 작성일 2014-07-18
  • 조회 2514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캐나다의 우주정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캐나다는 세계 3번째로 위성을 발사한 우주선진국(first mover)이다. 대부분의 우주 선진국들이 위성개발, 우주발사체 개발 등 지구관측과 그를 위한 발사체 개발에 중심을 두고 우주개발을 하는 것과 달리, 한정된 예산을 특화된 부문의 틈새기술(Nich Technology)을 개발하는 전략적 선택을 통한 개발을 수행해 왔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주기반의 로봇기술(Space-based robotics)개발이다. 캐나다 우주청은 로봇기술을 토대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이동형 서비스 시스템(MSS; Mobile Servicing System)을 공급함으로써 로봇기술력을 입증해 왔다. 이름하여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팔 역할을 톡톡히 해내온 것이다. 이렇듯 제한적 예산과 내수시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름의 전략과 정책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러한 핵심역량 구축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자국의 우주산업을 육성하고 상업화,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종합적 정책의 부재를 인식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한 ‘항공우주검토(The Aerospace Review) 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학?연이 함께 하는 실무그룹을 통해 관련 각 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조사하여, 현실적 당면과제 및 경쟁력에 대해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제시한 몇 가지 당면과제들을 보면, 불안정한 예산과 관련 정부 부처간 역할의 혼동, 정부수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업 환경, 산업성장을 위해 주 고객인 미국과의 협력관계와 중국, 브라질 등 수출통제 정책에 영향을 받고 있는 타 국가와의 협력 사이에서의 전략방향 선택, 발사지연 및 과도한 예산소요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력발사능력의 확보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안사항을 극복하기 위해 위원회에서는 캐나다 정부에 8가지 사항을 제안하게 되는데, ⅰ) 우주프로그램의 우선순위 결정 ⅱ) 우주자문위원회 구성 ⅲ) 거버넌스의 재정립과 이행  ⅳ) 예측 가능한 예산집행 ⅴ) 프로젝트의 범위를 조기에 설정 ⅵ) 경쟁 입찰 방식도입을 통한 비용절감 ⅶ) 기술개발 지원, ⅷ) 상업화 장려 등이 그것이다. 또한 2012년 11월에 발표된 ‘The Aerospace Review’의 제안에 따라 그 이듬해에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여러 위원회의 설립을 추진하게 되며 그 대표적인 위원회가 우주자문위원회이다.      

 

이후 그 후속조치의 하나로 올 2월에는 ‘Canada’s Space policy Framework’를 발표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캐나다 우주정책은 크게 다섯 가지의 주요원칙에 따르고 있다. 첫째, 캐나다의 국익에 우선할 것. 즉 국가안보, 국익이 캐나다 우주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둘째, 국가적 수요와 현안(agenda)과 관련된 첨단 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산업체를 지원하고 혁신을 유도할 것. 이는 보다 비용효과가 높은 방향으로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셋째, 협력관계를 통한 개발추진. 우주분야는 막대한 예산을 수반하는 거대산업이다.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함께 투자하거나 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등 파트너쉽을 통한 비용절감 및 효율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적대적인 이해자들로부터는 자국의 기술과 정보를 보호는 정책을 함께 추진한다. 넷째, 캐나다는 원격탐사, 통신위성, 우주로봇기술 등에서 경쟁우위의 탁월한 기술력을 입증해 오고 있는데 이러한 핵심 기술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틈새분야 기술력을 개발하고 육성해 나감으로써 이러한 경쟁우위 기반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이다. 끝으로 다섯째로, 우주분야의 개발은 고급인적 기반이 필요한 분야로 젊은 세대에게 우주개발에 대한 비전으로 제시함으로써 과학, 기술, 공학과 수학 등 우주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인력을 양성, 공급하고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즉 젊은 세대에 우주에 대한 영감과 희망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양질의 고급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 유지함으로써 개발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체와 대학 그리고 연구기관간 상호 소통을 통한 고용창출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원칙을 기본방향으로 캐나다 정부는 상업화, 연구개발, 우주탐사, 경영(관리)로 나누어 세부 실천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몇 가지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상업화, 산업화 지원을 위해 정부는 신기술을 시험하고 검증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원한다. 현재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로봇, 광학, 통신위성, 우주 레이더 등의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국제우주탐사에서의 캐나다의 기여와 역할을 확대하고 우주관련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포함하는 자문기구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단편적 개발이 아닌 전체적인 측면에서의 종합정책과 전략에 따른 우주개발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조정하고 관리 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캐나다의 우주개발 정책은 현실에 대한 캐나다 우주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인식과 의견수렴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마련 등 일련의 과정 속에 수립되어 왔다. 그 과정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을 못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틀과 일련의 순서에 의해 하나하나의 대안과 정책을 마련하고 또한 그것을 추진하는 점. 그리고  현실 상황과 국제적 트랜드 인식에 대한 열린 시각은 현 상황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불러오며, 또한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케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가급적 관련이해 당사자들의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함께 담으려 노력한다는 점. 항상 직면한 현실에 대해 냉철히 직시하고 다함께 고민하는 자세는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 나오게 될 세부 실천전략이 궁금해진다.  

 

크게 두드러지거나 요란한 정책선언과 개발이 아닌, 냉철한 현실인식과 대안 마련,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캐나다에서 조용하면서도 강한 우주강국의 면모를 엿보게 된다.    

 

 

※ 참조자료: 

 1. ‘Space Issue’ No.15, 2014. 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 ‘Canda’s Space Policy Framework, 2014.2, CSA

 3. ‘Reaching Higher: Canada’s Interests and Future in Space’, 2012.11, Aerospace Review, Canada.

 4. www.asc-csa.gc.ca 홈페이지

 5. www.aerospacereview.ca

 

 

 

 

작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임창호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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