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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거대블랙홀의 폭발 – NGC 5813(Outburst of Super-massive Blackhole)

  • 이름 김은혁
  • 작성일 2015-08-26
  • 조회 8713

대개 블랙홀로 운명을 마감하게 된다. 탄생당시 별의 질량이 이 값보다 작은 별의 경우에는 초기 질량값에 따라서 중성자별(Neutron Star) 또는 백색왜성(White Dwarf)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그러므로 별의 일생과 관련되어서 생성되는 블랙홀의 경우 질량은 대개 현재 태양값의 10배정도가 그 한계이다. 이와 달리 우리 은하를 위시하여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는 질량이 태양값의 약 백만배 이상인 소위 거대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다고 믿어져왔고 현대 천문학의 놀라운 기기를 이용한 관측을 통하여 거대블랙홀 존재의 직․간접적인 증거를 속속히 찾고 있다. 이러한 많은 관측 사실 중에서 본 글에서는 은하군(galaxy group) NGC 5813에서 발견된 거대블랙홀에 의한 현상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은하단(galaxy cluster)과 은하군의 차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이전 글 “허셸우주망원경과 플랑크우주망원경이 밝혀낸 은하단 형성의 기원”에 기술되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에 소속된 일단의 천문학자들은 은하군 NGC 5813을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찬드라 엑스선 천문대의 엑스선 망원경을 이용하여 꾸준히 관측하였고 총 관측시간이 1주일을 넘는 방대한 자료를 얻었다. 이 자료는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을 이용하여 은하단을 관측한 가장 오랜 관측으로서 이 은하의 엑스선 방출과 관련된 많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찬드라 엑스선 천문대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찬드라 우주망원경은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9년 후인 1999년 6월에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에 의해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캐네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었다. 수많은 임무를 수행한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는 2003년 2월 지구진입과정에서 폭발하여 7명의 승무원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주에서의 엑스선은 지구대기에 의해서 가로막히기 때문에 엑스선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풍선을 이용하거나 지구 대기 밖에서 운용되는 우주망원경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1970년 중반부터 엑스블우주망원경 발사 직후부터 새로운 형상의 Advanced X-ray Astrophysics Facility (AXAF)가 제안되어 대구경 고해상도 엑스선 망원경 개발이 착수되었다. 이후 발사 1년 전 망원경의 이름을 공모하여 인도출신 미국인으로서 백색왜성과 관련된 놀라운 업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찬드라세카 (Chandrasekhar)을 기념하여 찬드라 엑스선 천문대 (Chandra X-ray Observatory)로 명명하였고 발사 직후 초기 운용기간동안에 주요 검출기가 지구의 자기권을 지나며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로 인해서 위성의 운용궤도를 원일점 133,000km, 근일점 16,000km인 고타원궤도로 변경하였다(현재 위성의 공전주기는 약 64시간임). 이를 통해 초기 예정되었던 5년의 임무기간을 훌쩍 뛰어넘어 현재 15년 이상 운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은 우주에서의 고해상도 엑스선 영상 및 분광자료 획득을 목표로 하는 바 주요한 관측대상은 당연히 엑스선을 많이 방출하는 천체이며 이중의 하나가 온도가 천만도 이상인 고온의 가스로 뒤덮여 있는 은하군이다.

 

 

엑스선으로 관측된 은하군 NGC 5813의 모습은 매우 뜨거운 가스가 은하단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특이한 점을 갖고 있다 (그림 2 참조). 이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엑스선이 관측되지 않는 빈 곳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빈 곳을 cavity(공동) 혹은 giant bubble이라고 부르는 데 자세히 보면 대각선 방향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를 연결하는)으로 크기에 따라서 3쌍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cavity의 위치와 모양은 그림3에 자세히 표시되었다. 연구진의 설명에 의하면 이러한 cavity가 생성되는 이유는 중앙부에 위치한 거대블랙홀에서 폭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뜨거운 가스로 뒤덮여 있던 상황에서 블랙홀에 의한 폭발로 인해 물질들이 쓸려나가면서 거대한 공동이 형성된다는 것이고 이러한 공동이 3쌍이 보인다는 것은 거대블랙홀과 관련된 폭발이 3차례 있었음을 나타낸다. 관측된 공동의 크기 및 위치로부터 폭발에너지를 추정할 수 있으며 계산에 의하면 3번의 폭발은 대개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가장 안쪽에 있는 공동의 경우 크기가 매우 작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거대블랙홀의 폭발이 현재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대블랙홀의 폭발이 발생하게 되면 주변 지역에는 충격파가 진행하게 된다. 이것은 대기중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초음속 전투기에 의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고속으로 진행하는 물체가 있는 경우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림 3에서 파선으로 표시된 것은 바깥에서부터 각각 가장 큰 공동을 만들었던 폭발에 의한 충격파와 두 번째 폭발에 의해 형성된 충격파의 모양 및 위치를 나타낸다. 그림 3에서 서로 다른 색은 뜨거운 가스의 온도를 나타내는 바 충격파가 있는 곳은 주변에 비해서 온도가 높다. 즉, 충격파가 지나가면서 원래 있던 물질의 온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은하군 혹은 은하단에 존재하는 뜨거운 가스와 내부에 있는 블랙홀의 폭발 현상이 천문학에서 중요하게 연구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과정이 은하단 혹은 개별 은하내에서의 별 형성과 많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별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초기에 존재했던 고온이 가스가 차갑게 식고 이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 결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뜨거운 가스의 존재량과 분포 양상,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온통 뒤흔들어 다르게 만들어내는 거대블랙홀의 폭발 현상을 자세히 연구하면 별 형성, 나아가서는 은하 형성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미국의 전문천문학 저널 The Astrophysical Journal의 연구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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