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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 최초 로켓 KSLV 1호, 저녁에 발사하는 이유

  • 이름 관리자
  • 작성일 2008-03-25
  • 조회 4764

▲ 올해 12월 발사될 국내에서 제작된 최초의 로켓인 KSLV 1의 실물 크기 모형. KSLV 1은 높이가 33m 중량이 140t이다. /조선일보DB"10,9,8…0, 발사!" 오는 12월 21일 오후 6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국산 우주발사체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 1호가 하늘로 솟구친다. KSLV 1호는 자체 제작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지구 고도 306㎞에 올려 놓는다. 성공적으로 발사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로 '스페이스클럽(Space Club)' 국가가 된다.



그런데 왜 KSLV 1호는 왜 환한 대낮이 아니라 사방이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에 발사되는 것일까? 로켓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이 선명하게 보여서일까. 해답은 위성에 있다. 해가 지는 저녁에 하늘로 가야 위성이 태양전지를 가동하는 시점에 맞춰 햇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시간만 열리는 하늘 문



로켓의 발사 시점은 발사장의 위·경도와 인공위성 궤도에 따라 정해진다.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때를 잘 맞춰야 인공위성이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고 해서 '론칭 윈도(launching wi ndow)'라고 부른다. 이번 KSLV 1호가 발사되는 12월 하순에는 오후 4~7시 사이 3시간가량 하늘 문이 열린다.



KSLV 1호는 발사 후 한반도 남쪽으로 향해 날아간다. 발사된 지 580초가 지나면 호주 근처 상공 고도 306㎞를 지나는데, 이때 로켓과 위성이 분리된다. 분리된 위성은 점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남극을 넘어서게 된다. 과학기술위성2호는 가장 높은 고도가 1500㎞인 타원궤도로 지구를 103분에 한 바퀴씩 돌면서 한반도에서 나오는 복사 에너지를 감지해 대기 변화를 추적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위성2호를 한낮에 발사하면 남극을 넘어서는 순간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으로 진입한다. 이곳은 한반도와 달리 태양빛이 닿지 않는다. 위성은 이곳을 벗어나는데 걸리는 약 50분간 태양을 보지 못하게 된다. 태양전지판을 가동할 수 없으므로 동력도 만들지 못한다.



◆한반도 반대편에서 태양전지판 펼쳐



물론 과학기술위성 2호에는 배터리가 장착돼 있어 낮에 발사를 해도 햇빛을 보지 못하는 50분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안전하게 운용하려면 바로 태양빛을 볼 수 있는 것이 좋다.



한반도에 해가 지는 저녁에 발사를 하면 40분 정도 후 위성은 남극을 넘어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으로 진입한다. 이곳에서는 한반도와 달리 바로 태양을 볼 수 있다. 이 사이 자세 제어를 하면서 태양을 향해 태양전지판을 펴게 된다.



그렇다면 예정된 오후 6시보다 더 늦은 오후 7시쯤 발사하는 것은 어떨까. 이 경우에도 역시 위성이 태양전지판을 펼칠 시점에 태양을 등지게 돼 햇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하늘 문이 닫히는 것이다. 이때까지 발사를 못하면 발사는 다음 날로 연기된다. 궤도에 오른 위성은 초소형 태양센서를 이용해 태양의 위치를 확인한다. 성인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이 태양센서는 사면체 형태로 돼있어 태양빛이 많이 부딪히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을 구별할 수 있다.



태양센서를 이용해 가장 적합한 태양 위치를 찾아내 태양전지판을 펼치면 이때부터 과학기술위성 2호는 위성으로서의 일생을 시작하게 된다.



스페이스클럽(Space Club)



자국의 영토에서 자국 로켓으로 자체 제작한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린 국가를 말한다. 1957년 구(舊) 소련이 최초로 스페이스클럽 국가가 됐으며 1988년에 이스라엘이 8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가 올 12월 KSLV 1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과학기술위성2호가 지상 관제탑과의 무선통신에 성공하면 9번째 스페이스클럽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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