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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비행기 개발 현황

  • 이름 황인성
  • 작성일 2014-11-10
  • 조회 12852

우주비행기는 날개를 가진 비행체로 대기권과 우주에서 운용된다. 재사용이 가능하며, 준궤도 혹은 궤도 비행을 하게 된다. 공기가 희박한 우주환경에서 운용되므로 기존 항공기와 같은 터빈엔진이 아닌 자체 연료와 산화제를 탑재한 로켓에 의해 추진력을 얻는다. 준궤도 우주비행기는 3분 정도의 로켓 추진에 의해 마하 3 이상의 속도로 고도 100km에 도달한다. 우주가 시작되는 고도인 100km에서는 우주과학 연구나 우주관광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우주비행기가 준궤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SKYLON과 같이 궤도 비행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우주비행기도 있다. 궤도 비행은 준궤도 비행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더 높은 속도로 더 높은 고도에 올라야 한다. 우주비행기는 기존 항공기와 같이 지정된 장소에 착륙하도록 설계되며, 보통 무동력 활공을 통해 귀환한다.


우주비행기의 가장 큰 특징은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우주비행기는 대부분 이륙부터 착륙에 이르는 일련의 비행 과정이 두세 시간 이하로 짧다. 무중력을 경험하는 시간은 6분여에 불과하다. 이는 과거의 우주비행체에 비해 운용비 절감과 기체 단순화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상업용 우주비행기는 승객에게 우주환경 체험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XCOR, 버진 갤럭틱 (Virgin Galactic)의 티켓은 최소 95,000 달러에 이르며, 이미 수백 명이 예약하였다. 현재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1,000개 이상이며, 매년 100여개에 가까운 인공위성이 새로 발사되고 있다. 우주비행기는 최소 천만달러에서 1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로켓 발사 비용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 버진 갤럭틱에 의하면 최대 천만 달러 수준으로 우주비행기를 이용한 인공위성 궤도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준궤도 우주비행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는 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수준만 가능하다.


우주비행기의 또 다른 시장으로 미세중력환경을 이용한 우주과학연구가 있다. 또한 대륙간 이동에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준궤도 우주비행기를 이용하면, 영국에서 호주까지 현재 20시간 소요되는 여행을 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초고속 이동은, 비용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에 대중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주비행기가 신개념 비행체이기는 하나, 우주에서 운용 가능한 재사용 항공기 개념은 인간이 유인 우주비행을 시작한 1961년 이전에 벌써 나와 있었다. 가장 유명한 우주비행기인 NASA의 스페이스셔틀은 1940년대부터 시작된 시험기 X 플레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어떤 학자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1933년 독일에서 발표된 극초음속 로켓 항공기 실버보겔(Silbervogel)을 우주비행기 개념의 시초로 보기도 한다. 로켓추진 항공기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것은 2차 대전에서 사용된 독일의 전투기 메저쉬미트 (Me 163)이다. 그러나 300대 이상 생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했다.


1944년에는 미 공군과 해군, NACA가 X 플레인 개발을 시작하였으며, 1947년, 벨 XS-1이 최초의 초음속 비행을 성공하였다. 이는 X-15 프로그램으로 이어졌으며, 1960년대 199회의 비행시험을 통해 고도 95.9km까지 오르는 데 성공하였다. 프로그램의 주 목적은 초고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기체구조 개발을 포함하여, 우주비행을 위한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1963년부터 1975년의 기간 동안 NASA는 날개를 없애고 동체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를 개발하였다. 이는 스페이스셔틀 개발로 이어져, 무동력 활공 착륙을 가능하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보잉은 재사용 가능한 우주비행기 X-20을 개발하고 있었다. 군사용으로, 이륙은 기존 로켓에 의해 발사되는 개념이었으나, 1963년 종료되었다. 1967년 캘리포니아에서는 유럽의 8가지를 포함해서 15종류의 우주비행기 개념이 발표되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현재 브리스톨사(Bristol Spaceplane)의 궤도선 스페이스캡(Spacecab)에 적용되어 개발 중에 있다.


다른 개념 가운데, 구소련의 EPOS(Experimental Passenger Orbital Aircraft)와 영국의 MUSTARD(Multi-Unit Space Transport and Recovery Device)가 있다. MUSTARD는 3개의 유닛을 이용하는 것으로, 2개는 45~60km 고도까지 상승 후 분리되어 항공기 모드로 지상 귀환하고, 남은 1개의 유닛이 궤도에 진입시킨 후 마찬가지로 지상 착륙하는, 경제성을 고려한 개념이다. EPOS는 스파이럴 (Spiral)로 알려진 군용 정찰 및 수송 프로그램의 일부로, 고속 모선으로부터 궤도선을 발사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계속 지연되어 저속 영역의 비행시험이 1976년에 수행되었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 헤르메스 (Hermes)라는 이름의 우주비행기가 제안되었다. 아리안-5 로켓을 이용해 궤도에 진입하는 개념으로, 1992년에 아리안-5 로켓을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은 최종 취소되었으나, 헤르메스의 수정된 개념이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Swiss Space Systems)사로 이어져 준궤도 우주비행기 SOAR이 개발 중에 있다.


1981년에는 32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NASA의 스페이스셔틀 콜럼비아호가 시험비행을 성공했다. 2011년까지 스페이스셔틀은 총 135회의 비행을 통해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퇴장하였다. 1980년대 구소련은 스페이스셔틀과 유사한 개념의 재사용 가능 무인우주비행기 부란 (Buran)을 개발하였다. 1988년 궤도 진입과 자동 착륙에 성공하였으나, 1993년 프로그램이 취소되었다. 스페이스셔틀의 성공은 상업용 우주비행기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쉥거II(Sanger II)로, 지상 활주로에서 이륙한 모선에 의해 특정 속도와 고도에 도달한 뒤 우주비행기가 발사되어 궤도에 진입하는 개념이다. 승객 탑승도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개념연구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1994년, 개발을 중단하였다. 1980년대 초 영국에서는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재사용 가능 무인항공기를 이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HOTOL(Horizontal Take- Off and Landing)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나, 1988년에 중단되었다. 그러나 우주비행기와 엔진에 대한 핵심 개념은 리액션 엔진 (Reaction Engines)사로 이어져 우주비행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1996년, 우주에 3명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2주 내에 다시 비행하는 민간단체에게 시상하는 X Prize가 제정되었다. 이는 곧 재사용 우주비행기 개발을 의미한다. 2004년 10월, 스케일드 컴파짓 (Scaled Composites)사가 스페이스쉽원 (SpaceShipOne)을 이용해 성공함으로서, 천만달러의 상금을 수상했다. 이는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쉽투 (SpaceShipTwo)로 이어지고 있다.


우주비행기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모선과 함께 이륙 후 특정 고도에서 분리되어 우주로 진입하는 방식과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방식이다. 활주로 이륙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트엔진을 이용해 지상 이륙 후 특정 고도에서 로켓엔진을 가동해 우주에 진입하는 방식과 로켓으로 직접 이륙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분류는 조종사 유무이다. 무인 또는 원격조종 항공기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방식은 탑승객, 운영자, 그리고 일반대중을 위한 적절한 규정이 준비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모선과 함께 이륙 후 분리되는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 로켓 이륙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아래에서 현재 개발 진행중인 우주비행기에 대해서 특징과 현황을 간략히 정리하였다.


1. 에어버스 (Airbus Defence and Space)
에어버스는 비즈니스 제트기 크기의 우주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두 개의 터보팬엔진에 의해 상승 후 로켓엔진으로 준궤도에 도달한다. 이착륙은 제트엔진을 이용하여 활주로에서 가능하다. 총 비행시간은 1시간을 목표로 한다. 상업 비행 시작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2020년대 초에 서비스 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1] 에어버스 우주비행기

 

2. 브리스톨 (Bristol Spaceplanes)
1991년에 설립된 영국의 브리스톨 우주비행기는 스페이스캡(Spacecab)을 개발 중이다. 준궤도가 아닌 지구 궤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960년대 유럽항공우주국(European Aerosapce Transporter)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있다. 스페이스캡은 6명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실어 나르거나 750kg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궤도선 개발에 앞서 어센더(Ascender)라는 이름의 준궤도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준궤도선은 1명의 승객과 1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지상 활주로에서 이륙하여 8km 고도까지 아음속으로 올라간 후, 로켓엔진에 의해 마하 3 수준까지 수직 상승하여 100km 고도에 이른다. 브리스톨은 영국 정부와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타당성 연구를 수행 중으로, 성공적인 엔진 시험을 마쳤다.

 

[그림2] 브리스톨 우주비행기


3. 오비털 사이언스 (Orbital Sciences Corporation)
미국의 오비털 사이언스는 지난 1990년 이미 우주비행에 성공했으며, 지금까지 42회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는 카나리 섬에서 발사하여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진입시킨 경우도 있다. 모선과 날개가 있는 다단 고체연료 로켓(페가수스, Pegasus)를 이용한다.

 

 

[그림3] 오비털 사이언스의 모선과 페가수스 로켓

 

 4. 리액션 엔진 (Reaction Engines)
영국의 리액션 엔진사는 SKYLON으로 불리는 100% 재사용이 가능한 무인 단발궤도선(SSTO, Single-Stage to Orbit)을 개발 중이다. SABRE(Synergetic Air-Breathing Rocket Engine)으로 알려진 새로운 엔진을 통해 공기흡입 모드에서 마하 5에 이르고, 이후 마하 25까지 가속해서 궤도에 진입한다. 활주로에서 이륙하며, 26km 고도에서 로켓엔진으로 전환한다. SKYLON의 초기 임무는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화물을 우주정거장에 나르는 것이었다. 이후 우주관광이나 우주인 수송 임무가 추가되었다. 2020년 시험비행 후 2022년 상업 비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림4] 리액션 엔진사의 우주비행기 SKYLON


5. 스트라토론치 시스템 (Stratolaunch Systems)
미국의 스트라토론치 시스템사는 비교적 신생 기업이다. 6톤급 대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정지궤도에 소형급 인공위성을 진입시키는 것도 고려 중이다. B747에 사용된 엔진 6개를 탑재하고 2개의 동체를 가진 모선을 이용할 계획이다. 로켓은 오비털 사이언스사가 개발할 예정이다. 비행시험은 2016년에 계획되어 있고, 2018년에 발사 예정이다.

 

 

[그림5] 스트라토론치 시스템사의 우주비행기

 

6.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 (Swiss Space Systems)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사는 250kg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를 목표로 한다. 2018년에 인공위성 궤도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A300을 개조한 모선을 이용하며, 무인우주비행기 SOAR는 모선과 분리 후 로켓엔진에 의해 준궤도에 이른다. 모선과 SOAR은 모두 표준 연료를 이용하며 재사용이 가능하다.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사는 신뢰도 높은 고효율의 경제적인 우주비행기를 개발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우주관광이나 대륙간 초고속 이동과 같은 유인 우주비행기 개발을 고려 중이다.

 

 

[그림6] A300을 모선으로 한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사의 우주비행기 SOAR

 

7. 버진 갤럭틱 (Virgin Galactic)
2014년 2월, 버진 갤럭틱의 창설자 리차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은 2014년 내에 상업 비행을 시작할 것을 재차 분명히 밝혔다. 비행 시험과 미국 연방항공청 산하 상업적 우주수송 자문위원회(FAA-AST,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s Associate Administrator for Commercial Space Transportation)의 승인은 모두 마친 상태이다. 2명의 승무원과 6명의 승객을 태우고 우주관광을 할 계획이다. 수년간 승객을 모집해 왔으며, 700명 이상이 대기 중이다. 훈련과정을 포함한 티켓 가격은 미화 25만 달러이다. 버진 갤럭틱은 특별히 제작된 모선 화이트나이트투(WhiteKnightTwo)를 이용한다. 모선은 15km까지 상승하여 로켓엔진에 의해 추진되는 스페이스쉽투(SpaceShipTwo)를 분리한다. 이후 모선은 지상으로 귀환하고, 우주비행기는 100km 준궤도까지 상승한 뒤 이륙했던 활주로로 착륙한다. 현재까지 우주비행기는 수차례 초음속 시험 비행을 성공한 바 있다. 스페이스쉽투는 5분 가량의 미세중력환경 제공이 가능해 우주과학연구에도 활용 가능하다. 소형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 또한 준비 중이다.

 

 

[그림7] 버진 갤럭틱의 모선과 우주비행기

 

8. XCOR 항공우주 (XCOR Aerospace)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또 다른 업체인 XCOR 항공우주사는 우주비행기 Lynx의 예약을 받고 있다. 2인승으로 1명의 조종사와 1명의 승객이 탑승한다. 100km 준궤도선이며, 비행시간은 30분이다. 2016년에 상업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Lynx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기보다 훨씬 작다. 다른 우주비행기와 다르게 활주로 이륙부터 로켓엔진을 이용한다. 귀환 시에는 활공 모드로 활주로에 착륙한다. Lynx III는 다수의 초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모델로 초기설계 형상을 공개하였다.

 

 

[그림8] XCOR사의 우주비행기 Lynx

 

 

※ 이 글은 영국 정부에서 상업용 우주비행기 운용에 관해 발행한 기술보고서의 일부를 요약/정리하였습니다.
   : UK Government Review of commercial spaceplane certification and operations, Jul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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