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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속 비행 회전익기에 대한 수요

  • 이름 박중용
  • 작성일 2016-02-16
  • 조회 8299

  최근 회전익기 산업의 발전 방향은 고속 비행이 가능한 회전익기를 개발하고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헬리콥터를 포함하여 회전익기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미국은 일반적인 헬리콥터 보다 빠르게 날면서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차세대 군용 회전익기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중에 있다. 잘 알려진 대로 FVL(Future Vertical Lift)은 현재 미국 국방부가 운용 중인 모든 헬리콥터를 차세대 회전익기로 교체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FVL의 일부로서 JMRTD(Joint Multi-Role Technology Demonstration)이 먼저 진행되어 230 노트(426km/h)의 전진비행속도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회전익 기술시연기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당초 4개 회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나 두 업체가 탈락하고 현재는 Bell사의 틸트로터기(Tiltrotor)와 Sikorsky사-Boeing사 연합팀의 동축반전 로터 복합 회전익기(Coaxial Compound Helicopter)가 경쟁 중에 있다. 일반적인 헬리콥터 형상으로는 전진비행속도 426km/h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틸트로터기나 복합 회전익기가 제안되었다. Bell사는 미국 해병에서 운용 중인 V-22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V-280 Valor를 제안했고 Sikorsky사-Boeing사 연합팀은 X2와 S-97 Raider 기술을 기반으로 SB>1 Defiant를 제안했다. 양 기종은 2017년 첫 비행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고속 비행이 가능한 회전익기로서 유일하게 양산이 되어 미국 해병이 운용하고 있는 V-22는 기본 임무가 병력이나 물자를 빠르게, 멀리 수송하는 것이다. 그런데 군사 작전은 V-22 만으로 수행되지 않는데 문제점이 있다. V-22와 함께 비행하면서 V-22를 보호해야 할 기존의 공격헬기나 무장헬기인 AH-1Z, UH-1Y 등이 전진비행속도나 비행거리 성능에 있어서 V-22를 따라가지 못 해 V-22의 장점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미국 해병은 앞으로 V-22를 호위할 수 있는 성능의 회전익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FVL과 JMRTD는 이러한 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계획과 프로그램이다.
  군용 회전익기가 요구하는 고속 비행 능력의 가치는 V-22를 통해 어느 정도 입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반해, 민수용 회전익기의 경우는 어떠할까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왜냐하면 민수용 고속 비행 회전익기는 양산되어 실제 운용되고 있는 기종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는 기종은 AW 609이다. 이 기종은 2016년부터 회사명을 Finmeccanica Helicopters로 바꾼 AgustaWestland사의 제품으로서 V-22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민수용 틸트로터기이다. AW 609는 2015년 10월, 시제 2호기가 비행시험 중 추락하여 파손되는 사고를 겪어 당초 계획보다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비행시험을 재개할 계획인데 그 시기는 늦어도 2016년 4월 전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유럽의 회사로서 Finmeccanica Helicopters의 경쟁사인 Airbus Helicopters는 민수용 회전익기가 군용 고속 회전익기와 같이 빠른 전진비행 속도를 갖출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Airbus Helicopters는 고속 회전익기에 대한 비용/수익 분석을 해야 고속 회전익기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응급의료용, 경찰용, VIP 수송용과 같이 용도별로 나누어 면밀한 비용/수익 분석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속 비행을 하는 회전익기는 일반 헬리콥터에 비해 진동이 더 심하여 기체에 미치는 악 영향이 심해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과 구조 보강이 있어야함에 따라 중량 측면에서 일반 헬리콥터에 비해 불리하며 이에 따른 비용 증가를 빠른 비행이 주는 이점이 상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수용 고속 회전익기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역시 존재한다. 아랍 에미레이트는 AW 609 시제기 사고에도 불구하고 탐색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용도로 AW 609 3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으며 2019년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아랍 에미레이트 정부는 3대의 구매가 만족스러운 경우 추가로 3대를 더 구매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Grand Canyon에서 헬리콥터를 운용하는 한 사업자는 AW 609와 같이 빠른 회전익기가 상용화된다면 Grand Canyon 관광에 투입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빠른 비행이 가능한 회전익기가 있다면 해가 지기 전에 더 많은 관광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수익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 사업자의 주장이다.
  이와 같이 군용 회전익기 분야에서 입증된 고속 회전익기의 필요성이 민수용 회전익기 시장에서도 인정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민수용 고속 회전익기의 첫 주자인 AW 609가 어느 정도 판매될지 궁금한 상황이다.   

※ 이 글은 아래 출처의 기사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Rotor&Wing February 2016, pp. 15, 42-43
VERTIFLITE January/February 2016, pp.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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