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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기 블랙박스의 탈출?

  • 이름 안석민
  • 작성일 2015-02-17
  • 조회 10486

사실 블랙박스의 색깔은 블랙이 아니다. 밝은 오렌지색이다. 심지어는 블랙박스의 색깔을 검은색으로 칠하면 규정에 어긋나서 항공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항공기의 비행데이터를 기록하는 비행기록계(Flight Data Recorde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ockpit Voice Recorder)의 조합인 블랙박스는, 두 개의 장치를 별도로 제작하여 설치하기도 하고 하나로 합쳐서 개발된 것도 있다.


블랙박스는 섭씨 1100도의 고온에도 견뎌야 하며, 3400g의 큰 충격에 견디고, 10km의 해저에서 6개월간 버틸 수 있어야 하며, 상용항공기에는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요즘은 소형항공기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국산화된 장비도 있지만, 장비의 장착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형항공기에는 블랙박스가 달려있지 않다.

 

 

 

  2014년 3월 8일에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가다가 추락한 말레이시아 MH370 항공편의 블랙박스는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참조 1). 2009년 6월에 브라질에서 파리로 비행하다 대서양에서 추락한 에어프랑스 AF447편의 블랙박스는 거의 2년 만에 회수되기도 하였다 (참조 2).


  바다에 추락한 항공기의 블랙박스는 찾기 어려운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에, 해결 방안 중 하나가 블랙박스를 항공기 밖으로 분리되게 하자는 것이다. 항공기가 큰 충격을 받거나 바다에 추락하는 것이라고 인식되는 상황이면 항공기 밖으로 블랙박스를 분리하여 물에 뜨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블랙박스를 회수할 확률이 높아지고, 회수된 블랙박스에서 추출된 데이터는 사고의 원인분석에 결정적인 자료가 될 것이고, 향후의 비행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군용항공기 중엔 블랙박스가 충격센서에 의하여 사출되거나, 조종사의 사출좌석에 달려 있는 것들도 있다.


  에어버스사는 이미 이러한 기술을 민간항공기용으로 개발하여 A380이나 A350에 적용할 준비가 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에어버스와 경쟁관계인 보잉사는 에어버스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즉 사고 시에 블랙박스를 항공기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구현 가능한 것이지만, 적절히 활용되기 보다는 오히려 사고의 원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보잉사의 분석에 따르면, 바다에 추락한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1년 이상 찾지 못할 확률은 아무리 많아도 10년에 한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데, 블랙박스가 원래의 의도와 다르게 분리되는 사고가 1년에 6번 정도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확률은 상용항공기에 허용되기에는 너무 높은 것이라는 것이다 (참조 3, 참조 4).


  NTSB(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도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어, 항공기로부터 사출되는 블랙박스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오히려 이러한 구세대적인 틀에서 벗어나, 요즘 많이 활용되는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방식을 활용하여 안전하면서도 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참조 5).

 

 

※ 이 글은 아래 링크의 기사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참조 1 : http://en.wikipedia.org/wiki/Malaysia_Airlines_Flight_370
참조 2 : http://en.wikipedia.org/wiki/Air_France_Flight_447
참조 3 : http://www.smh.com.au/world/the-black-box-boeing-airbus-disagree-on-crash-ejection-20141008-10rp3a.html
참조 4 : http://www.copybook.com/airport/news/ejectable-black-box-flight-recorders-debate
참조 5 : http://www.jpost.com/Opinion/Op-Ed-Contributors/Black-box-technology-is-outdated-3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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