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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 우주인 훈련일기(25편)

  • 부서명 관리자
  • 작성일 2007-11-14
  • 조회 10530

훈련일기 (고산)

첫눈 내리는 날


<모스크바에 첫눈이 내렸다.>

모스크바에 첫눈이 내렸다. 저녁 무렵 간간이 하나, 둘, 흩날리던 눈발이, 한밤중이 되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고 점점 그 세기를 더해갔다. 야밤에 가로등 불빛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눈 구경을 하고 있자니 차분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나, 비가 오는 날, 혹은 구름이 낮게 드리운 날에 나는 포근한 느낌을 받곤 한다. 언젠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본적이 있는데, 낮게 깔린 구름이나 눈 또는 비가 하늘과 땅 사이의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모습에서, 어떤 종류의 대리만족을 얻는 것이 아닐까 하는 내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던 기억이 난다. 내 안의 무엇인가를 채우고 감싸줄 것들을 찾아 방황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물론 그때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눈 내리는 날의 아늑한 느낌은 변함이 없다. 눈 구경을 한참 하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 세상이 순식간에 하얀 겨울이 되어 있었다.


<눈이 많이 내려서 제설차량까지 동원되었다.>














<온 세상이 순식간에 겨울로 변했다.>


<숨은 가가린 동상 찾기: 잘 찾아보면 유리 가가린 동상이 보인다.>


<강의실에서 내다본 풍경>

눈이 내리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게다가 이러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 아름다움에 소중함을 더해준다. 지금 여기서 따뜻한 열대 지방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지만 모스크바에서는 눈을 볼 수 있다는 종류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보면 새파란 대기층이 지구를 감싸고 있는데 그 두께가 얼마나 얇은지를 두 눈으로 뚜렷하게 확인 할 수 있다. (지구를 둘러싼 공기의 대부분은 지상에서 30Km이내에 존재한다.) 지구를 사과라고 생각한다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층은 사과껍질의 두께 정도에 불과한데, 이 사과껍질의 두께 안에서 구름이 일고 바람이 불고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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