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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 우주인 훈련일기(13편)

  • 부서명 관리자
  • 작성일 2007-07-05
  • 조회 10530

 

훈련일기 (고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가끔 우주인 선발 당시 처음으로 러시아에 왔을 때를 되돌아 보곤 한다.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같은 꿈을 갖고 그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속내를 알아 갈수록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은은한 향기를 더해가는 사람들이 있다. 요즈음 이들이 풍기는 향기가 나를 취하게 하고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자주 추억하게 만든다. 그리고 동시에 경건한 마음으로 내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지금 이들은 우주인 선발과정 동안 경험하고 느낀 바를 어린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우주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발 과정에서 분명 아픔이 있었음에도, 그리고 아무런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넉넉지 않은 자신의 시간을 쪼개 어린 학생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초롱초롱하고 파릇한 꿈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풍경처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꽃이 풍기는 향기는 나비와 벌을 유혹하고, 사람이 뿜어내는 향기는 다른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이 글을 쓰고 있자니 제일 큰 형인 이 진영 소령님부터 막내인 박지영 양까지 많이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8월에 한국에 가게 되면 꼭 만나자고 한 약속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막내보다 더 막내 같은 아정이와, 무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진짜 막내 지영이: 출발 전 인천 공항에서>

< 친형 같은 멋진 남자, 대한민국 공군 소령 진영이형: 출발 전 인천 공항에서>

<샤프 가이 준성과, 동갑내기 친구인 부드러운 남자 석오: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서>
 

 

<막내 지영이: 로드미션 수행 중 >


 

그런데, 여름이 되고 나니 그 기나긴 겨울날을 견디며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이 곳에는 겨울의 긴 밤을 보상해 주고도 남을 만큼의 햇살이 쏟아 지고 있다. 저녁 8~9시 가 되어도 창 밖은 대낮이어서 ‘도브레 베체르~’(저녁 인사) 하고 인사 하는 사람들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진다.

지난 주말에는 날이 하도 좋아서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의 이곳 저곳을 사진에 담았다. 가가린 센터의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니 구석 구석에 흩어져 있는 여러 가지 미술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우주인 훈련센터이다 보니 우주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공통적으로 ‘사람’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민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구 소련 당시에는 거의 모든 미술 작품들이 민중을 주제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리의 러시아어 선생님이신 ‘이고르’ 할아버지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으신데 가끔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제한된 작품 활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예술인들을 안타까워하곤 하신다. 하지만 항상 마지막엔 "그래도 지금은 이런 작품들이 매우 흥미롭다. 이런 작품들에 이미 한 시대를 격류처럼 휩쓸고 흘러간 역사가 담겨 있다." 는 말을 덧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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