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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 우주인 훈련일기(21편)

  • 부서명 관리자
  • 작성일 2007-10-22
  • 조회 11625

 

훈련일기 (고산)

무중력 비행 훈련

 


이곳 스타시티에는 한동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스산한 가을 날씨가 계속 되다가 어제와 오늘, 날씨가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하다. 가을의 중간쯤 이렇게 좋은 날씨가 며칠 지속하는 기간을 러시아에서는 ‘바비에 례따’(бабье лето)라고 부른다. 그대로 번역을 하자면 ‘여자들의 여름’이라는 뜻인데 어디서 이러한 이름이 유래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아름다움에 제법 걸 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가을 하늘은 한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티끌 하나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을 바라볼 때면 상대적으로 나 자신, 세상의 때가 묻은 것 같아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윤동주 시인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hellip’ 바랬었지만, 난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스스로 허물을 바로 볼 줄 알고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끊임없이 노력해가는 사람은 될 수 있지 않을까&hellip&hellip

 

<가가린 우주센터의 버스: 우리를 싣고 ‘치칼로프스키’ 공항에 도착>


<‘치칼로프스키’ 공항에 서 있는 무중력 항공기 ‘일류신 76’ 앞에서 태극기를 펴고>


지난주에는 무중력 비행 훈련이 있었다. 아침에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예비일로 잡아놓은 다음 날로 비행을 연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기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아서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손짓발짓 의사소통하던 교관들과 농담주고 받는 친구 돼

기상조건을 살피고 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지체된 시간 때문에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여덟 시에야 버스를 타고, 스타시티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치칼로프스키’에 위치한 공항으로 이동했다. 숙소 앞으로 마중 나온 버스에는 우리와 함께 비행할 교관들이 미리 타고 있었다.

우리에겐 이미 한 번의 무중력 비행 훈련 경험이 있다. 지난겨울 우주인 선발 당시 최종 후보 8명이 러시아 현지 평가를 받을 때 바로 이곳에 와서 무중력 비행 테스트를 받았었다. 그런데 그날과 오늘,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훈련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선 낯선 이국땅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던 이곳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말이 안 통해서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했던 교관들과는 농담을 주고받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당시만 해도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라는 꿈이 이제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내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이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책임감이 뒤섞인 오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의료검진 중: 의학 검진을 통과하지 못하면 비행을 할 수 없다.>


공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우선 비행기에 올라 간단한 의료 검진을 받았다. 혈압과 체온 등을 검사하고 비행적합 판정을 받은 후, 우리는 곧바로 교관들의 도움을 받아 낙하산을 착용했다. 무중력 비행 중에는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사람에게 낙하산이 하나씩 지급된다. 교관 중 한 명이 낙하산 사용법에 관해 설명을 해 주었고, 잠시 후 비행기는 연료를 채우고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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