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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 우주인 훈련일기(17편)

  • 부서명 관리자
  • 작성일 2007-08-30
  • 조회 10480

 

훈련일기 (고산)

‘스포르트 잘(спорт зал)’

스타시티의 여러 장소 중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 러시아어로는 <스포르트 잘(спорт зал)>이라고 하는데, 아마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그것이 <스포츠센터>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곳을 참 좋아한다.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지난 몇 개월간의 훈련기간 동안 이곳에서 땀도 많이 흘렸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다. 훈련 시간표에는 보통 일주일에 이틀, 두 시간씩의 체력 훈련이 계획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려니와 그 밖의 몇 가지 이유로 애착이 많이 가는 이곳을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찾는 편이다.

<"스포르트 잘 내부: 운동기구로 가득 찬 이곳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스포르트 잘 내부의 수영장에서: 왼쪽부터 나, 트레이너 지니, 말레이시아 우주인 후보 파이스, 이소연>

스포츠센터의 시설은 최신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체력을 단련하는 데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오래된 시설 덕분에 좋은 점도 있다.

내가 사용하는 남자 탈의실의 사물함은 초창기 우주인들이 사용하던 그대로다. 그리고 한구석에는 유리 가가린이 생전에 사용했던 사물함에 그의 운동복, 운동화, 테니스 라켓 등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데, 가끔 그의 사물함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유리 가가린이라는 사람이 신화 속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땀을 흘렸던 선배이자 동료였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인류가 우주에 발을 내디딘 지 불과 몇십년 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 광활한 세상이 아직 우리의 새로운 도전을 기다리고 있음을 되새기게 된다.

따라서, 이곳은 나에게는 체력을 단련하는 장소인 동시에 꿈을 신선하게 가다듬고 심장을 새로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탈의실 내부: 안쪽에 문대신 유리로 처리해 놓은 것이 유리 가가린의 사물함이다>


<유리 가가린의 사물함: 생전에 그가 쓰던 운동 장비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스포츠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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