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보도자료

한국 우주인 훈련일기(18편)

  • 부서명 관리자
  • 작성일 2007-08-30
  • 조회 10731

 

훈련일기 (이소연)

생존! 그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우주 비행 중 그 어떤 임무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인의 <<생존>>일 것입니다. 그래서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시설에 대한 훈련은 물론이고 다른 기기에 대한 훈련에서도 교관들은 항상 그 어떤 것보다 우주인의 생존이 가상 우선순위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특히, 최근 훈련을 받으면서는 생존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2008년 대한민국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하게 될 한국우주인은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는 기간이 10일 정도지만, 대부분의 미국이나 러시아 우주인은 6개월 정도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러한 장기 비행은 육체적 스트레스나 건강 못지않게 정신적 스트레스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지구와는 많이 다른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과정 중에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또 여러 가지로 제한적인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우주인을 양성하기 위해 이곳 가가린 우주센터의 우주인 훈련 과정 중에는 우주인의 정신건강을 위한 훈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획표에 이 훈련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서 문득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는 그러한 생존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존하는 문제도 우주에서는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대처법을 가르치는 정신과의사도 이곳에서 우주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일한 지 45년이나 된 전문가입니다. 다른 훈련과는 다르게 교실이 아닌 작은 방에서 이루어졌고, 차와 간식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우주인에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정신적 스트레스의 요인과 감정변화 과정을 설명하고, 그때마다 적절한 대처법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너희 맘을 내가 다~ 안다.’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 연륜이 가득한 인자한 인상은 왠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주인의 정신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모든 수업의 교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모든 훈련에 간간이 참관을 한다면서 이번 여름 한국 우주인의 해양 생존훈련에도 참관을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한편의 생존훈련으로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 인지하고 긴급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관련된 훈련이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 내에는 작은 연기나 화재도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화재감지장치와 화재경보기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감지장치의 원리와 화재경보가 울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 화재가 일어난 곳을 파악하는 방법, 소화기사용과 마스크 착용방법 등을 교육하는 훈련이었습니다. 교관이 각각 소화기를 직접 눈앞에서 보여주면서 원리를 설명하고, 마스크는 직접 착용하는 것을 시범을 보이며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우주인의 생존이 최우선이라는 말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고이겠지만, 항상 언제 어디서나 예측할 수 없는 사고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도 그리고 이곳 훈련소에서도 항상 철저하게 확인하고 또 이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생존을 위한 또 하나의 훈련이 시작됩니다. 소유즈 귀환모듈이 바다로 귀환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한 해양생존훈련입니다. 흑해 바다 위에서 실제 소유즈와 같은 모형을 띄워놓고 생존을 위한 과정을 훈련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로 많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먼저 다녀온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을 통해 들었습니다. 왠지 해양생존훈련이라고 하니, 영화 <지아이제인(G.I.Jane)>에 등장하는 해군정보장교 ‘조던 오닐(Jordan O"Neil)’과 ‘네이비 실(Navy seal)’의 혹독한 훈련이 떠오릅니다. 물론 그런 군인들의 생존 훈련과는 다를 테지만, 혹 많이 힘들거나 위험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은 기대도 됩니다.

오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가 생존훈련을 위해 쓰이는 소유즈 모형을 흑해로 운반하려고 트럭에 싣는 것을 보았습니다. 평소 훈련받던 모형과 모양은 같았지만 색깔이 주황색인 소유즈 귀환모듈모형이 왠지 모르게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서 일하는 군인들에게 다음 주에 생존훈련을 가게 된다고 얘기했더니, 힘들긴 하겠지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웃으면서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주황색 귀환모듈모형
맨위로